피의자는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실직을 하였습니다.
이후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가장으로서 어떻게든 수입을 확보하여야겠다는 생각에 모바일 벼룩시장을 통해 퀵서비스 업체와 컨텍을 하게 되었습니다.
퀵서비스 업체에서는 처음에는 피의자에게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업무지시는 텔레그램으로) 즉, 서류나 음식 등 일반인이 보통 사용하는 퀵서비스의 업무형태를 받아 수행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몇 차례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난 뒤 갑자기 ‘우리도 코라노10로 인해 사정이 어렵다. 해서 조금 버겁긴 하지만 현금 전달 업무도 하고 있다’며 피의자의 이메일로 발송한 신한은행 관련 서류를 인쇄한 뒤 업체에서 지정한 곳으로 가서 그 서류를 제시하고 현금을 받은 다음 이를 자신들이 지정한 계좌로 송금하라고 지시하였습니다.
피의자는 처음에는 그냥 별 의심 없이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몇 번 하고 난 다음에는 ‘아 어쩌면 이것이 그 보이스피싱 업무일 수 있겠다’라는 추측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피의자는 3차례 정도 더 동일업무를 수행하다가 체포되어 시흥경찰어세어서 인치되었습니다.
(추후 영장기재 범죄사실을 통해 알게 된 죄명은, 사기, 사기미수, 위조사문서행사 등입니다.
즉 보이스피싱 일당과 공모하여 피해자들에게 사기행위를 하였고, 그 과정에서 위조된 신한은행 관련 문서를 행사하였다는 것입니다)
저는 피의자의 동생의 연락을 받고 바로 시흥경찰서로 가서 피의자를 접견하고, 안타깝지만 일단 위와 같이 위법 사안일 수 있음을 추측하였고 기타 보이스피싱 업체와의 카톡 내용 상 불법을 인지하였음을 추단할만한 사정이 있는 이상 범죄혐의 자체는 인정하고, 다만 추후 민사적으로 일정 면책받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자고 하였습니다.
이에 피의자는 가족이 있어 주거 뚜렷하고, 이미 원 보이스피싱 일당과의 연락이 끊긴 상태에서 자신의 범행에 대해 인정하고 있으므로 인멸할 수 있는 증거 자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코로나19로 인해 실직한 상태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행동인 점 등을 토대로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는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았음을 강변하였고,
결국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사실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기각보다는 발부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영장실질심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경향도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법정에서의 태도, 일관적인 모습, 변호사와의 호흡 등이 잘 어우러지면 상당수 구속을 면할 수 있는 경우들이므로 포기하지 말고 빠르게 적절한 대처를 취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